품사의 종류
품사의 종류
1. 생활의 지혜 분류
- 세상을 살다보면 너무 복잡해서 파악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습니다. 수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파악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이럴 때 분류를 사용하면 복잡한 세상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 혈액형을 믿어도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혈액형으로 분류하면 혈액형별로 사람들의 특징이 파악되어 사람들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지요. 재미도 있고요. 저같은 AB형은 엉뚱한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요.
2. 분류란 무엇인가?
- 분류란 어떤 대상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나누는 것을 말합니다. 분류를 하면 대상을 이해하기도 쉽고 기억도 잘 되기 때문에 우리는 복잡한 것을 만나면 본능적으로 분류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 그런데 우리는 어떤 과정을 거쳐 분류를 할까요? 분류에 필요한 요소는 무엇일까요?
첫째, 분류하려는 대상의 특징을 파악해야 합니다.
둘째, 각 대상의 특징 중에 공통된 것을 찾아야 합니다.
셋째, 공통된 특성을 고려하여 대상을 나눌 분류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교실에 있을 때, 먼저 각 사람이 가지고 있는 외모의 특징이 무엇인지 파악해야겠지요? 그러면 안경을 끼고 있다는 공통점과 끼고 있지 않다는 공통점을 찾아야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안경 착용 유무를 기준으로 사람들을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 이제 눈을 돌려 단어를 분류해 보도록 할까요? 국어사전에 수록되어 있는 수많은 단어를 한 눈에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단어를 분류합니다. 분류를 하면서 단어를 더 쉽게 이할 수 있고, 기억도 쉽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3. 단어의 개념
- 잠깐 단어를 분류하기 전에 단어가 무엇인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어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단어를 분류할 수는 없으니까요. 단어는 일반적으로 ‘자립하여 쓸 수 있는 가장 작은 말’을 말합니다.
a. 철수가 밥을 먹었다.
a를 형태소(의미를 가진 가장 작은 단위)로 나누어 봅시다.
= 철수 / 가 / 밥 / 을 / 먹 / 었 / 다.
이렇게 되겠지요? 이 중에서 혼자 쓸 수 있는 말은 무엇인가요? 바로 ‘철수’와 ‘밥’입니다.
‘먹었다’는 형태소로 쪼개어 버리면 혼자 쓸 수 없기 때문에 묶어주어야 합니다. 따라서 ‘먹었다’는 이렇게 묶인 상태일 때 하나의 단어가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가’,‘을’입니다. 이 말은 혼자 쓸 수 없기 때문에 단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먹었다’의 ‘-었-', '-다’처럼 앞 말에 긴밀하게 붙어서 하나의 단어가 되지도 않아 처리하기가 매우 애매한 말입니다. 즉, ‘철수’+‘가’를 묶어 ‘철수가’를 하나의 단어로 볼 수도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사람들이 이 애매한 말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이 녀석에게도 단어라는 지위를 인정했습니다. 우리말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약간의 예외도 인정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래서 단어는 ‘자립하여 쓸 수 있는 말이나, 자립하여 쓸 수 있는 말에 붙어 쓰이는 말’이라는 정의를 갖게 되었습니다.
4. 단어를 분류하는 기준
이제 단어를 분류해야 하는데, 단어는 어떤 기준으로 분류하면 좋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단어를 연구한 결과 단어를 분류의 효과적인 기준 세 가지를 뽑았습니다. 그것은 형태, 의미, 기능입니다.
가. 형태
단어를 분류하는 첫째 기준은 형태 변화 유무입니다. 그러니까 단어의 형태가 변화하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따라 나누는 것입니다. 단어 중 형태가 변화하는 것은 가변어(可變語)라고 하며 형태가 변하지 않는 것을 불변어(不變語)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산’과 ‘먹다’라는 단어를 살펴봅시다.
‘산’은 문장에서 자신의 형태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쓰입니다.
- 산이 매우 높다. / - 나는 산에 오른다. / - 여기는 산이 아니다.
하지만 ‘먹다’라는 단어는 필요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바꿀(활용할) 수 있습니다.
- 나는 밥을 많이 먹는다. / - 밥을 먹는 사람이 많다. / - 나는 밥을 먹었다.
‘산’과 같이 형태가 변화하지 않는 단어를 불변어, ‘먹다’와 같이 필요에 따라 형태가 변화하는 단어를 가변어라고 합니다.
나. 의미에 따른 분류
단어는 형태 외에도 의미에 따라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학교 문법시간에 배우는 품사들은 단어를 의미에 따라 구분한 것입니다. 9품사는 명사, 대명사, 수사, 조사, 관형사, 형용사, 동사, 형용사, 감탄사입니다.
1) 명사
명사는 대상의 이름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산’, ‘바다’와 같은 구체적인 대상의 이름 뿐 아니라 ‘사랑’, ‘평화’와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대상의 이름도 명사입니다.
대부분의 명사는 다른 말의 도움 없이 홀로 쓸 수 있습니다. 이런 명사를 자립명사라고 합니다. 그런데 어떤 명사들은 다른 말의 꾸밈을 반드시 필요로 하는 것이 있습니다.
a. 예쁜 것이 많다. / 나는 좋은 줄을 모르겠다.
a에 있는 ‘것’, ‘줄’이 바로 그것입니다. ‘것’은 사물, 일, 현상 따위를 추상적으로 이르는 말이고, ‘줄’은 어떤 방법이나 속셈 따위를 이르는 말로서 어떤 대상의 이름이나 개념을 나타내는 명사에 포합됩니다.
그런데 명사 ‘것’, ‘줄’은 각각 ‘예쁜’, ‘사랑할’이라는 말의 꾸밈이 꼭 필요합니다. 이렇게 다른 말의 꾸밈을 필요로 하는 명사를 의존명사라고 합니다.
의존명사 앞에는 꾸며주는 말(관형어나 부사어)이 달라붙고, 뒤에는 조사(앞으로 나옵니다)가 달라붙게 됩니다.
2) 대명사
명사를 대신하는 의미를 갖는 단어를 대명사라고 합니다. 대신할 대(代)가 붙어 대명사(代名詞)이지요.
영철이가 영지와 대화를 한다고 생각해봅시다. ‘영지야 영철이가 늦어서 미안해, 영철이 잘못했어. 영철이 용서해 줄 거지? 영철이하고 햄버거 먹으러 갈래?’라고 말한다면 얼마나 불편하겠습니까? 매번 반복되는 영철이 대신 ‘나’라는 말을 대신해 쓴다면 훨씬 경제적이고 어색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명사를 대신하여 쓰는 말을 대명사라고 한다.
대명사는 사람을 대신하는 대명사(나, 너, 우리, 그, 그녀) 사물을 대신하는 지시대명사(이것, 저것, 그것), 장소를 대신하는 대명사(여기,저기,거기) 등이 있습니다.
3) 수사
수사는 수량이나 순서를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첫째, 둘째, 셋째와 같이 순서를 의미하거나
하나, 둘, 셋 과 같이 순서를 의미하는 것이 수사에 포함됩니다.
----< 체언 = 명사, 대명사, 수사 >---------
이상의 명사, 대명사, 수사는 각각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문장에서 주어, 목적어, 보어 등으로 사용되며 문장의 뼈대를 이룬다는 것입니다.
a. 철수가 밥을 먹는다.
b. 그가 밥을 먹는다.
c. 첫째가 밥을 먹는다.
a,b,c는 각각 명사, 대명사, 수사입니다. 이 세 품사는 문장에서 주어의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세가지를 묶어서 문장의 몸이 되는 말, 즉 체언이라고 부릅니다. 나중에 단어를 기능으로 분류하였을 때 다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4) 조사
체언에 속하는 품사인 명사, 대명사, 수사를 배웠으니 이제 조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사의 한자는 도울 조(助) 말씀 사(辭)로, 뜻을 풀이하면 돕는 말입니다.
조사는 다음 세 가지 특징이 있는 단어입니다.
첫째, 자립성이 없어서 다른 말에 달라붙어 사용되는 말이다.
둘째, 앞서 배운 체언(명사,대명사, 수사) 뒤에 달라붙는다.
셌째, 그 말과 다른 말의 문법적 관계를 나타내거나 뜻을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다음 예를 보고 자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a. 그가 책을 둘째에게 주었다.
a에 밑줄 친 ‘가’, ‘을’, ‘에게’는 모두 혼자 쓸 수 없는 말입니다. 그러면서 체언(명사, 대명사, 수사) 뒤에 달라붙어 있습니다. 이렇게 혼자 쓸 수 없으면서 명사 뒤에 달라 붙는 말을 우리는 조사라고 정의했습니다.
이제 조사가 어떤 역할과 의미를 갖고 있는지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b. 철수가 책을 영희에게 주었다.
c. 누나의 옷이 예쁘다.
d. 철수는 여자가 아니다. / 철수는 군인이 되었다.
e. 철수는 학생이다.
b에서 ‘가’는 ‘철수’를 문장의 주어로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주격 조사)
b에서 ‘을’은 ‘책’을 문장의 목적어로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목적격 조사)
b에서 ‘에게’는 ‘영희’와 결합해 부사어의 역할을 합니다. (부사격 조사)
c에서 ‘의’는 ‘누나’와 결합해 관형어의 역할을 합니다. (관형격 조사)
d에서 ‘가’는 ‘이’는 ‘여자’, ‘군인’을 보어로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보격 조사)
e에서 ‘이다’는 ‘학생’을 서술어로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서술격 조사)
이처럼 조사는 체언 뒤에 달라붙어 다른 말과의 관계(문법적 관계)를 나타내는 역할을 합니다.
* 여기서 주의할 점은 '-이다'도 조사라는 점입니다. 홀로 쓰지 못해 체언 뒤에 달라 붙어 있으면서, 앞 말과 결합하여 문장에서 서술어의 문법적 관계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다'가 특별한 이유는 다른 조사들은 불변어(형태가 변하지 않는 말)이지만, '-이다'는 '이다, 이고, 이니' 등으로 활용되는 가변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다'를 직관적으로 조사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 조심하기 바랍니다.
조사가 문법적 역할만을 하느냐.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의미를 더하는 역할도 합니다.
f. 철수만 시험에 합격했다.
g. 철수는 시험에 합격했다.
h. 철수마저 시험에 합격했다.
f,g,h는 문장에서 문법적인 역할이 아닌 의미를 더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만’은 단독의 의미, ‘는’은 화제 표시의 의미, ‘마저’는 하나 남은 막지막이라는 의미를 더해 줍니다.
조사를 다시 정리해 봅시다. 조사는 문장에서 자립하여 쓰지 못하는 말로서, 체언 뒤에 달라붙어 다른 말과의 문법적 관계를 나타내거나 의미를 더하는 역할을 하는 단어를 말합니다. 조사는 앞서 단어를 기능으로 분류한 것 중 관계언과 일치합니다.
5) 동사
동사는 사물의 움직임이나 과정 등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달리다’, ‘먹다’, ‘뛰다’, ‘걷다’ ‘마치다’ 같은 단어가 동사입니다. 동사는 동영상과 같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가 가능한 의미가 동사입니다.
6) 형용사
형용사는 사물의 상태나 성질을 나타내는 단어이다. ‘예쁘다’, ‘작다’, ‘곱다’, ‘길다’, ‘착하다’ 같은 단어가 형용사입니다. 동사가 동영상이라면 형용사는 사진입니다. 사진처럼 어떤 대상의 순간적인 상태, 모양, 성질을 포착하여 말해주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 용언 = 동사 + 형용사 >
동사와 형용사는 단어를 기능으로 분류했을 때, 용언에 속합니다. 용언이란 문장에서 서술어의 기능
을 하면서 활용되는 말입니다. (나중에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a. 영희가 예쁘다. (예쁘다, 예쁘고, 예쁘니, 예뻐서, 예쁜...)
b. 철수가 달린다. (달린다. 달리고, 달리니, 달려서, 달리는...)
a,b의 ‘예쁘다’, ‘달린다’는 각각 형용사와 동사로 서술어의 역할을 하면서 필요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형용사와 동사를 구분하는 법>
문장에서 서술어로 쓰이는 말은 용언이고, 용언은 동사와 형용사 둘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형용사와 동사를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형용사와 동사를 구분하는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의미로 구분
움직임을 나타내는 말이면 동사, 상태, 성질을 나타내는 말이냐를 형용사입니다.
a. 철수가 달린다.
b. 영희가 예쁘다.
a의 ‘달린다’는 단어는 시간에 흐름에 따라 변화되는 움직임을 나타내기 때문에 동사가 확실합니다. 반면 b의 ‘예쁘다’는 움직임이 아닌 현재 어떤 대상의 모양, 상태, 성질을 설명하는 말이기 때문에 형용사입니다.
둘째, 명령이나 청유형을 사용 유무로 구분
명령형이나 청유형을 쓸 수 있으면 동사, 그렇지 않으면 형용사입니다.
무엇인가를 시키는 명령형을 만들 때 우리는 ‘-(어/아)라’라는 어미를 붙입니다. ‘가다’라는 단어의 기본형 ‘가-’에 명령형 어미 ‘-라’를 붙여 ‘가라’라고 명령합니다. ‘먹다’라는 단어의 기본형 ‘먹-’에 명령형 어미 ‘-어라’를 붙여 ‘먹어라’라고 명령할 수 있지요.
그런데 이런 명령형 어미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동사뿐입니다. 형용사는 명령형 어미 ‘-라’를 붙일 수가 없지요.
a. 철수야 학교에 가라
b. 영희야 예뻐라
a는 자연스러운 문장이지만, b는 어색한 문장이 되지요. 이것은 형용사가 동작이 아닌 어떤 상태나 성질을 뜻하는 말이기 때문에 아무리 명령한다고 해서 변화될 수 없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못생긴 사람에게 아무리 ‘예뻐라!’라고 이야기해도 달라질 것은 없는 일이니까요.
이와 동일한 원리로 청유형(함께 어떤 행동을 할 것을 부탁하는 것) 어미 ‘~자’도 동사에만 쓸 수 있고, 형용사는 쓸 수 없습니다.
a. 함께 밥을 먹자.
* b. 영희야 우리 예쁘자.
셋째, 기본형을 사용할 수 있는지 유무
단어의 기본형이란 동사, 형용사의 변하지 않는 부분 어간에 ‘-다’가 붙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가다’를 살펴보면, 가다, 가고, 가니, 가서, 가는 이렇게 문장 속에서 활용되지요. 그런데 여기서 변화하지 않는 부분은 ‘가-’이지요, 나머지 부분은 필요에 따라 변화됩니다. 이렇게 변화하지 않는 부분은 단어의 뼈대인 어간이라고 합니다. ‘가다’의 어간 ‘가-’에 기본형 어미 ‘-다’가 달라붙은 ‘가다’가 이 단어의 기본형이 됩니다.
그러면 ‘예쁘다’의 경우 예쁘다, 예쁘고, 예뻐서(예쁘어서), 예쁜으로 활용되며, 여기서 변하지 않는 부분인 ‘예쁘-’가 어간이 됩니다. ‘예쁘-’에 ‘-다’가 달라붙은 ‘예쁘다’가 바로 기본형입니다. ‘먹다’의 경우는 먹다. 먹고, 먹으니, 먹어서에서 변화하지 않는 부분인 어간은 ‘먹-’이며 여기에 기본형 어미 ‘-다’가 달라붙어서 ‘먹다’가 이 단어의 기본형입니다.
a. 영희는 예쁘다.
b. 철수는 먹다.
a,b는 예쁘다와 먹다의 기본형을 그대로 문장에 넣어 본 것입니다. a의 경우 예쁘다의 기본형을 썼을 때 의미가 전혀 어색하지 않고 완전한 서술이 가능합니다. b의 경우는 다르지요. 평소 이런 말은 잘 쓰지 않습니다. 대신 먹었다. 먹는다로 활용해 쓰지요.
그래서 기본형을 문장에 썼을 때 자연스러우면 형용사, 그렇지 않으면 동사로 동사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넷째, 현재형 활용 유무
현재형 (-ㄴ/는다.)을 쓸 수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로 구분할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동사는 행동이기 때문에 현재형이 가능하고, 형용사는 시간과 관련 없는 상태나 성질을 나타내는 의미이기 때문에 현재형이 불가능합니다.
a. 먹다 - 먹는다 / 가다 - 간다 / 죽다 - 죽는다
* b. 예쁘다 - 예쁜다 / 길다 - 길는다
a의 단어는 동사이기 때문에 현재형을 쓸 수 있지만, b의 단어는 형용사이기 때문에 현재형을 쓰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7) 관형사
문장에서 다른 말을 꾸며주는 의미와 기능을 갖는 품사는 두 개입니다. 바로 관형사와 부사입니다. 먼저 관형사는 다른 말을 꾸미되, 꾸미는 대상이 체언인 것을 말합니다. 구체적인 대상인 체언을 꾸미는 말이기 때문에 머리에 관(寬:갓 관)을 쓴다고 표현한 것 같습니다.
체언은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명사, 대명사, 수사)를 아우르는 말이었지요.
a. 철수가 새 옷을 주었다.
b. 헌 책을 빌렸다.
a의 새, b의 헌과 같은 말은 뒤에 오는 명사를 꾸며주고 있기 때문에 관형사입니다.
그런데 관형사 중에서 대명사와 헷갈리는 것들이 있습니다.
c. 철수가 그 책을 나에게 주었다.
d. 그가 책을 나에게 주었다.
c와 d의 ‘그’는 형태가 같습니다. ‘그’는 어떤 대상의 이름(명사)를 대신해서 쓰는 말이기 때문에 대명사로 배웠습니다. 하지만 c는 관형사고, d는 대명사입니다. 모양이 같더라도 문장에서 다른 말을 꾸며주는 의미로 쓰이면 관형사로 인정하고, 그렇지 않고 체언(주어,목적어,보어의 기능)으로 쓰이면 대명로 보아야 합니다.
또 다른 예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수사와 관형사가 헷갈리는 경우입니다.
e. 다섯 사람이 달리기를 했다.
f. 다섯이 함께 달렸다.
e와 f의 ‘다섯’은 같은 모양을 가지고 있지만, e의 ‘다섯’은 뒤에 오는 ‘사람’ 명사를 꾸며주기 때문에 관형사입니다. 하지만 f의 ‘다섯’은 문장에서 체언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체언 중 수량을 나타내는 품사 수사로 보아야 합니다.
이상과 같이 관형사와 수사, 관형사와 대명사가 헷갈릴 때에는 쉽게 구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뒤에 대상을 꾸미는 말로 상용되었으면 관형사이고,
둘째, 뒤에 조사가 달라붙을 수 있으면 체언이므로 수사나 대명사입니다.
관형사에서 까다로운 것 중 하나가 관형사는 아닌 데 관형사처럼 보이는 말입니다.
g. 철수는 새 옷을 입었다.
h. 철수는 작은 옷을 입었다.
g의 ‘새’는 뒤에 오는 옷(명사)을 꾸며주기 때문에 관형사입니다. 그러면 이와 마찬가지로 h의 ‘작은’ 역시 관형사일까요? 뒤에 오는 옷(명사)를 꾸며주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h는 관형사가 아니라 형용사입니다.
왜냐하면 ‘작은’은 원래 상태나 성질을 나타내는 동사 '작다’가 활용되어 관형사처럼 쓰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단어의 태생은 관형사가 아니라 형용사입니다.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영어를 유창하게 한다고 해서 미국인이 되지 않는 것처럼, 이 단어도 형용사로 태어나 아무리 명사를 꾸며주는 기술이 뛰어나도 태생적으로 형용사의 국적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두 단어 모두 문장 성분(띄어쓰기 단위로 문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구분한 것)으로는 관형어입니다. 하지만 품사에서는 g는 관형사, h는 동사라는 것을 헷갈려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관형사와 동사(또는 형용사)를 구분할 수 있을까요? 아주 쉽습니다. 그 단어를 활용해 보시면 됩니다. 체언을 꾸며서 관형사로 의심되는 단어가 있다면, 활용이 되는지 보고 활용이 되면 용언(동사,형용사)중 하나라고 보면 됩니다. 활용이 되지 않으면 태어날 때부터 태생이 관형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8) 부사
부사는 관형사와 마찬가지로 문장에서 다른 말을 꾸며주는 기능과 의미를 갖습니다. 관형사가 체언(명사,대명사,수사)를 꾸며주는 말이라면, 부사는 체언 이외의 문장 성분을 꾸며주는 말입니다.
a. 철수가 아주 빨리 달린다.
b. 그는 정말 새 사람이 되었다.
a의 ‘아주’는 다른 부사(빨리)를 꾸며주고 있으며, ‘빨리’는 용언(달린다)을 꾸며주고 있습니다.
b의 ‘새’은 관형사(새)을 꾸며줍니다. 이처럼 꾸며주면서 풍부한 의미를 주는 말이라서 부사라고 합니다.
그런데 부사에도 헷갈리는 것이 있습니다.
c. 책이 매우 좋다.
d. 시계가 느리게 간다.
c의 ‘매우’는 ‘좋다’(용언, 형용사)를 꾸며주고 있고, d의 ‘느리게’ 역시 ‘간다’(용언, 동사)를 꾸며주고 있기 때문에 부사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d는 ‘느리다’라는 형용사가 활용하여 부사처럼 쓰인 것입니다. 태생적으로 부사가 아닌 형용사라는 말이지요. 이렇게 용언이 활용된어 부사처럼 쓰인 것은 부사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문장성분에서는 부사어로 인정합니다만...) 단어의 품사로는 엄격하게 형용사로 보아야 하니다.
이 역시 구분하는 방법은 쉽습니다. 형태가 별하는 활용이 되면 용언(동사, 형용사), 활용이 되지 않는 즉 형태가 변하지 않는 불변어이면 부사입니다. ‘매우’라는 말이 형태가 변하지 않는 말이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부사이고, ‘느리게’라는 말은 용언으로 활용될 수 있기에 부사가 아닌 형용사가 됩니다.
< 수식언 = 관형사, 부사>
이와 같이 체언을 꾸며 주는 관형사나, 체언 이외의 것을 꾸며주는 부사 모두 다른 말을 꾸며주는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단어를 기능이라는 기준으로 나누었을 때 수식언에 해당하는 말이 됩니다.
9) 감탄사
감탄사는 감정을 넣고 말하는 이의 놀람, 느낌, 부름, 대답 등을 나타내는 의미를 갖는 말입니다.
a. 아이고, 깜짝이야. (놀람)
b. 허허, 참 잘 됐네. (느낌)
c. 야. 너 거기 서. (부름)
d. 예, 알겠습니다. (대답)
< 독립언 = 감탄사 >
감탄사는 문장에서 다른 성분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이 독립적으로 쓰이기 때문에 단어를 기능으로 나누었을 때 독립언에 해당합니다.
다. 기능에 따른 분류
단어를 구분하는 세 번째 기준은 기능입니다. 기능이란 단어가 문장에서 주로 어떤 역할을 하는가에 따라 구분한 것입니다. 앞서 의미에 따라 나눈 품사를 설명하면서 이미 제시했지만, 단어는 기능에 따라 체언, 용언, 관계언, 수식언, 독립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a. 아! 새 차가 빨리 달린다
a를 단어로 구분하면 ‘ 아 / 새 / 차 / 가 / 빨리 / 달린다 ’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각 단어들이 문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아 : 다른 말들과 관련 없이 혼자 쓰인다.
- 새 : 차를 꾸며주는 기능을 한다.
- 차 : 문장에서 주어로 쓰인다.
- 가 : ‘차’ 뒤에서 다른 말과의 문법적 관계를 알려준다.
- 빨리 : ‘달린다’를 꾸며준다.
- 달린다 : 문장에서 서술어의 기능을 한다.
이처럼 각 단어는 문장에서 각기 다른 기능을 하는데, 이러한 기능에 따라 묶어서 분류한 것이 바로 체언, 관계언, 용언, 수식언, 독립언, 5가지입니다. 이제부터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체언
체언은 문장에서 몸(體:몸 체)의 역할을 하는 단어를 말합니다. 몸의 역할이란 문장의 뼈다가 되는 주어, 목적어, 보어 등으로 사용된다는 것입니다.
a. 그가 사진을 첫째에게 주었다.
위 문장에서 체언은 ‘그’, ‘사진’, ‘첫째’입니다.
이 단어들은 모두 문장에서 주어(또는 목적어나 보어)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그가 달린다. 사진이 좋다. 첫째가 돌아왔다.)
체언에 속하는 품사는 명사, 대명사, 수사입니다.
2) 관계언
처음 단어를 정의하면서 원칙적으로 단어는 ‘홀로 쓰일 수 있는 말’이지만 예외적으로 ‘ 홀로 쓰이는 말에 달라붙어 쓰는 말’까지 단어에 포함시킨다고 했습니다.
a. 철수가 책을 영희에게 주었다.
b. 철수는 군인이 아니다.
c. 철수는 학생이다.
그러니까 a,b,c에 밑줄 부분을 단어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다면 이런 종류의 단어를 기능적으로 분류하면 어떤 이름을 붙여주면 좋을까요? 바로 관계언이 적합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말들은 앞에 붙는 말과 다른 말들의 관계를 나타내는 기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관계언은 정확히 정의하면 체언 뒤에 달라붙어서 다른 말과의 문법적 관계를 나타내거나 뜻을 더해주는 말입니다.
관계언에 속하는 말은 오직 하나 조사입니다.
3) 용언
용언은 문장에서 서술어의 기능을 하는 단어를 말합니다.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형태를 변하여 활용해 쓸 수 있기 때문에 용언(用言:쓸용 말씀언)이라고 이름을 붙입니다.
a. 철수가 책을 읽는다.
b. 영희는 얼굴이 예쁘다.
a의 ‘읽는다’, 영희의 ‘예쁘다’는 문장에서 서술어의 역할을 하면서 다양하게 형태를 변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용언이 확실합니다.
용언에 속하는 품사는 동사와 형용사입니다.
4) 수식언
수식언은 말 그대로 수식, 즉 다른 말을 꾸며주는 말을 말합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a. 철수가 새 책을 샀다.
b. 철수가 책을 빨리 읽는다.
a의 ‘새’는 ‘책’을 꾸며주고 b의 ‘빨리’는 ‘읽는다’를 꾸며주기 때문에 수식언에 속합니다.
수식언에 속하는 품사는 관형사와 부사입니다.
5) 독립언
문장에서 다른 말과 상관 없이 독립적으로 쓰이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단어를 독립언이라고 합니다. 다음 a,b,c와 같이 놀람, 느낌, 부름과 같은 내용을 담는 데 쓰입니다.
a. 아이고, 머리가 아프다.
b. 야, 너 내 말 안 들려?
c.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독립언에 해당하는 품사는 감탄사입니다.